이사

2019/12/12


올해 1월 1일 갑자기 부모님의 미국생활이 결정되었다. 어머님이 일하시는 직장에서 미국발령을 낸 것이다. 칠순을 바라보시는 시점에서 타국생활 도전이라니 참. 걱정은 되지만 멋지다고 생각한다.

이 move는 결국 10개월 후 나에게 큰 변화를 가져온다. 부모님 댁으로 이사를 하게 된것이다. 대출비용도 아끼고 돈을 모으기 위해서 빌붙기로 했다. 어차피 대부분의 시간을 외국에서 보내실 두분이기에 과감히 결정했다. 평생 살 것 처럼 한땀한땀 철거부터 인테리어한 집을 2년만에 버리고 새로운 보금자리로 들어가게 되었다. 인생 참 모를 일이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다. 20년 동안 한번도 정리하지 않은 짐들을 다 정리해야했다. 몸만 훌렁 가버리신 부모님의 짐을 내 독단(?)으로 많이 버렸다. 미니멀한 라이프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버리지 못해서 가지고 있어도 결국 쓸모없이 버려지는 많은 물건들을 보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있어서 버려지지 않는 물건도 보았다. 무엇이 가치있고 무엇이 가치없는지 순간 느껴보았다. 이제부터라도 더욱 더 덜 사고, 잘 사고 싶다.

전에 쓰던 가구들을 다 빼고 텅 비워버렸다. 나는 가구를 하는 사람이지만 가구를 천천히 넣고 싶었다. 급한대로, 없이 살다가 진짜 필요한 가구 하나하나 들여오고 싶다. 리빙에 대한 내 생각을 다시 정리할 수 있는 기회다. 애기랑 같이 많이 바닥을 기어다니다 보면 깨달음이 올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