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ivin
2021/2/19인스타그램이라는 바다에 빠져 이리저리 떠다니는 것이 내 일이다. 가구들을 많이 보는 특성 때문에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피드도 그 쪽이 많다. 그러다가 @drivin.kr 이라는 계정에 들어가게 되었다. 무드보드를 조금씩 쌓아가는 느낌의 계정이었다. 누가 주인인지 그 개인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 사람의 '세계관'이 조금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무드보드를 좋아한다. 큰 벽에 컨셉에 맞는 이미지, 텍스트를 모아 붙여놓고 있어보이는 척 하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나의 일하는 모습'이다. 막상 이런거 자체가 시간을 잡아 먹어서 한번도 못했지만 (ㅎㅎㅎ) 어쨌든, 요즘 이런 무드보드 기반의 인스타 계정들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jjjjound를 좋아하는데 이 분은 참 기가막힌 이미지들의 나열로 간지충들의 심장을 쥐었다가 놨다가 한다. 물론 제작 상품과 기획들 또한 엄청나다.
kr이 붙었으니 한국계정인것 같은데... drivin의 무드보드는 어딘가 내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가끔 올라오는 가구의 셀렉션도 남다르고 (뻔하지 않은 그렇지만 내가 찾고 있던) 패션/위트/클래식함이 잘 묻어 나온다.
사람 욕심이 많은 나는,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만나서 이야기를 해봤다. 20대의 어린 여자 분이었다. 이름은 정지혜. 스포티와 클래식이 같이 느껴지는 상큼발랄한 친구였다. 예술경영 전공을 하고 갤러리에서 실무를 뛰는 동시에 본인의 취향을 잘 표현하는 이미지들을 나열해 보면서 연습 & 놀이를 하고 있는 듯하다. 추가적으로 포스터를 조금 사 모으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터프는 건조하게 가구들만 소개해왔는데, 우리랑 취향이 잘 맞는것 같다며 같이 오프라인에서 디스플레이 해보자고 꼬셨다. 너무나 흔쾌히 오케이 해서 일단 같이 일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새로운 친구, 특히 여성 분이 오셔서 작은 변화의 바람이 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