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d 와 Rogers
2018/6/21아버지가 오디오 세트를 물려주셨다. Quad 사의 606앰프, 66프리앰프, CD player, Radio 세트, 그리고 그와 궁합이 맞다는 Rogers 사의 LS3/5a 모니터스피커. 오래된 영국의 듀오이다.이들의 별명은 “절대 실패할 수 없는 Hifi 오디오 입문형 가성비 갑” 이다. 하지만 한번도 그 소리를 못들어봤다. 고장나서. 스피커를 잘 몰라서 고치는 것이 그저 멀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그렇게 몇년을 그냥 두었다. 이사를 가도 그냥 들고 갔다.
그렇게 이곳 저곳 다니다 결국 가구창고에 오게 되었다.그안 총괄쉐프 김윤호 부장님이 가구부품관련 도움을 주러 창고에 오셨다.
(왜 쉐프가 가구부품에 대해 도움을 주는가? 한다면 이분은 보통 쉐프가 아니기 때문이다. “맥가이버” 쉐프, 주방의 모든 기계를 다 고칠 뿐 아니라 전기, 수도, 용접 등 못하는게 없는 만능 엔지니어 쉐프이다. 가구에 대한 문제점들도 컨설팅해주는 이 세상에 없는 쉐프다.)
부장님이 그냥 떡하니 버려져 있는 오디오세트를 보고는 오디오동호인 친구분에게 전화를 하시더니 고쳐오겠다고 금액이 많이 들지는 않을 거라고 하시는거다. 1주일 후, 새 생명을 수혈받은 앰프가 돌아왔다. 그리고 서로 선이 연결되고 전원이 켜지고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여태까지 들었던 Bose Companion 5의 소리와는 그 결이 너무 달랐다. 귀가 아닌 좀 가슴으로 오는 느낌적인 느낌. 준우의 CD 콜렉션을 드디어 들어볼 기회가 생겼다. 누자베스 전 앨범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중 아직 틀어보지 못한 누자베스의 죽음을 기리는 modal soul classics II 앨범을 개시했다. 이 포스팅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음악을 듣고 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ㅠ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최고 가성비의 hifi 오디오 세트. 잠시 잠들어 있던 영국 듀오를 윤호부장님이 부활시켰다. 그리고 우리가 좋아하는 누자베스 CD 앨범을 듣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이 필연적인것 같다. 행복하다. 행복 뭐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