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o & Galvanitas

2022/2/9 


우리가 갈바니타스를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판 스토어라고 확신한다. 많이 팔았고, 지속적으로 빈티지 재고를 구하고, 새 가구 또한 수입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브랜드를 소개하고 더 나아가 '모던인더스트리얼'의 문화를 알리는 것이 우리의 역할.

가구로는 나무소재를 특히 좋아하는 한국에서 우리는 왜 철제 인더스트리얼을 좋아하게 되었는가. 우리가 좋아하는 디자이너/아티스트를 더 깊이 파다가 그들의 집이나 오피스를 보게 되면서다. 특히 니고는 우리에게 참 많은 영향을 준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철제가구가 주는 유쾌함과 견고함이 있고 원목/럭셔리 함이 줄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실제로 쓰기에 좋고, 사용감이 쌓여도 더 멋스럽다. 부담없이 즐기는 멋이라고 해석해봤다.

우리가 니고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성장 스토리가 우리에게 공감이 되고 한편의 예시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1. 팬심의 성장

나가오 토모아키(니고의 실명)는 후지와라 히로시의 광팬이었다. 그 때 후지와라 히로시는 "Last Orgy"라는 스트릿문화 컬럼을 쓰고 있었고 너무 인기가 많아서 TV프로그램으로도 제작이 되었는데 니고는 한 에피소드도 빠지지 않고 비디오녹화를 했다고 한다. (80-90년대는 그랬다). 니고라는 이름도 동네 샵 아저씨가 후지와라 닮았다고 제2의 후지와라, 넘버 2라고 불러서 그의 별명이 되었다고 한다. 결국 니고는 후지와라의 어시가 되고 후지와라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고 대학생일 때 Popeye 매거진에서 후지와라를 이어 "Last Orgy 2"라는 컬럼을 연재하게 된다. 이런 과정이 다 우리에게 있던/있을 수 있는 모습 아닌가? 어린 니고와 20대의 후지와라의 얼굴을 한번 그려본다.





2. 스토어의 문화적 역할에 대한 이해

그의 다음 행보가 스토어라는 점이 우리에겐 중요하다. 같은 학교 센빠이인 타카하시 준과 93년에 'NOWHERE'라는 스토어를 열게 된다. 단돈 40만옌 (약 400만원)의 예산으로 미국에서 새 브랜드, 빈티지 의류, 데드 스탁 트레이너를 들여왔고 Undercover의 첫 시즌을 런칭했다. 그당시 '하라주쿠 뒷길' 우루하라 지역은 빈티지 의류가 대세 였던 곳이었는데, 일본 자국 스트릿브랜드를 런칭하며 새로운 독립브랜드의 무브먼트를 상징하는 지역으로 바꿨다. 문화 형성에 있어서 확고한 컨셉의 스토어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다시 한번 느끼는 이야기다. 이곳은 Undercover, BAPE, 40% against Right (Sk8thing과 WTAPS 수장 니시야마 테츠의 합작브랜드), AFFA (타카하시와 후지와라의 합작브랜드)의 데뷔 무대. 무슨 마피아인 것 같은 어마어마한 일본 스트릿 브랜드들의 인큐베이터가 되었다.




3. 비전있는 행보

니고는 NOWHERE에서 BAPE로, BAPE의 미국진출과 Billionaire Boys Club으로, 그리고 다음은 Human Made로, 다음은 Uniqlo의 UT 브랜드 크리에이티브디렉터로, 작년에는 버질아블로와 루이뷔통 캡슐컬렉션을 내고, 올해는 켄조의 새 아트디렉터로. 그의 행보는 파격적인 도전이다. 식지 않는 열정과 함께 커가는 그와 그의 팀이 놀랍다.

한국은 일본보다 조금은 문화적인 발전이 늦었기에 그들의 90년대 이야기가 우리의 지금 일 수도 있다. 그리고 'Last Orgy'라는 컬럼이, 또 NOWHERE라는 스토어가 바로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한국이라는 토양에서 또 현재라는 상황속에서 다른 모습이겠지만 서로 끌어주고 영향을 주고 받아서 우리만의 자랑스러운 문화가 펼쳐질 것이라고 믿는다.



이번에 갈바니타스에 우리만의 별주색깔을 넣었다. 아까 언급했던 니고의 오피스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서 그런지 요즘 니고의 라이프 굳즈와 잘어울리는 것 같다. 그냥 우리가 좋아하는 걸 계속 하다가 보면 일이 잘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