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so Kramer

2019/1/8







"크리머 라는 디자이너 거야”

빈티지 의자를 처음 만났을 때 아버지께 들었던 말이다. 내가 처음 본 빈티지 의자 콜렉션이 크라머의 result 의자다.그 후, 터프라는 이름이 떠오르기까지 머리 속에 있던 그 이미지. 



(2016년 12월 LA 여행을 떠나면서 회사의 이름을 정하리라 결정하고 몇일을 고민고민 또 고민 했었는데 Venice에 있는 Gjelina 레스토랑에서 아침식사 중에 어머니께서 “여기 음식 디스플레이가 다 터프하네” 하셨다. 그때 머리에 종이 울리더니 모든 이미지들이 정렬되는 경험을 했다.그래 우리 이름은 터프야! 라고 결심했다는 썰)

이 의자의 디자이너이자 TUFF 콜렉션의 한 기둥을 담당하고 있는 핵심인물.바로 프리소 크라머 (Friso Kramer) 다. 프리소 크라머는 1940년대 부터 지금까지 네덜란드의 국가적 디자인 아이덴티티 확립에 큰 역할을 한 디자이너이다. 3대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 중에 한명으로 알려진 그는 50년대 “Goed Wonen” (Good Living) 그룹의 일원이었다.


Goed Wonen의 저널

이 그룹은 전쟁으로 황폐해진 삶의 질을 회복하기 위한 운동을 펼쳤고더 구체적으로 2차세계대전으로 인한 '거주지, 자재, 스타일의 부족'을 해결하고자 했다.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자신들의 작품을 암스테르담에서 전시하기도하고 모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팁과 기사를 써서 저널형식으로 발행했다. 이들의 활동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는디자이너, 건축가, 제조사, 소매상, 소비자의 새로운 콜라보레이션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시기에 크라머는 De Cirkel에서 플라이우드와 철제를 사용한 의자를 만들었다. 동시대의 디자이너 Eames의 작업에 영감을 받은 듯 하다고 알려진다. 같은 시대의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생각하다 보면 그 디자인의 비슷한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1953에 태어난 “revolt” 체어



이 의자는 1954년 Milan Triennial에서 떠오르는 네덜란드 스타일의 아이콘이라는 명성을 얻게 된다.


54년 Milan Triennial 전시장 모습

그는 50년대에 The Hague Academy for the Visual Arts에서 가르쳤는데 금요일 저녁에서 토요일 종일로 수업시간을 잡아서 일반 학교 학생들이 아닌 일반 대중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야간학교의 개념. 보다 많은 대중의 인식 향상에 대한 의지가 깊었던 것 같다. 이 시기에 가구를 넘어 산업디자이너로도 활동했다. Davo Company에서 공간효율이 좋은 타원형의 오일히터를 디자인했다. 이 제품은 큰 판매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고 한다. 


크라머 오일히터 신문광고


하지만 60년대에 Total Design이라는 디자인에이전시를 공동창설, 결과가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당시 네덜란드의 기업들은 디자인 관련 프로젝트들을 거의 다 외국 에이전시에게 위탁했다. 아직 국내 메이저 에이전시가 없는 상황에서 그 갭을 채운 것이다.

Wim Crouwel (그래픽디자인) Friso Kramer (산업디자인) Benno Wissing (그래픽/공간 디자인) Paul and Dick Schwarz (재무/회계/조직) Ben Bos (카피라이터/ 디자이너)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가진 5명이 팀이 되어서 산업 전반의 통일된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디자인을 추구. 또 다른 말로 ‘토털디자인’라 표현한다. 이 팀은 국가적으로 영향력있는 많은 프로젝트를 해냈다. 몇년 후 회사의 방향이 그래픽디자인 위주로 바뀌면서 크라머는 1967년에 퇴사했다. 

70년대에는 네덜란드의 Ahrend, Oda, De Cirkel 세개의 철제가구 제조회사들이 합병을 하고 크라머는 이 회사의 디자인을 담당하며 1974년에 새로운 오피스 시스템 가구 라인을 구축한다. 그이름 하여 MEHES (mobility, efficiency, humanization, environment and standardization) 이름에서 그의 철학이 흘러 나온다. 이 라인업으로 정부기관 및 국영회사의 오피스를 디자인했고 전세계적으로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둔다.





1922년 생인 크라머는 1994년에 단종되었던 revolt chair를 새로운 소재로 재탄생시켰고, 크라머의 작업중 가장 유명한 원뿔모양의 가로등이 2014년도 LED 조명회사 lightwell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재탄생 되었다. 2015년부터 Venlo, Blerick, Almere, Rotterdam, Leiden 지역의 가로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직까지 살아계신 크라머 할아버지는 이렇게 최근까지도 그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네덜란드 1세대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삶의 전체에서 동일하게 흘러가는 철학이 있고 그 영향이 네덜란드 국가 전역에 그리고 각 시대에 살아있는 것을 보게된다.

TUFF의 시작점에 크라머의 의자와 철학이 있다. 앞으로 우리가 하게 될 작업들도 그 연장선에 있지 않을까. 세계 반대편에 있는 우리들이 누군지도 모르시겠지만 우리는 이 할아버지를 몰래 일방적으로 좋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