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mes_소재

2018/6/19



임스의 두번째 포스팅

오늘은 임스가 “쓰게 된” 소재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찰스 임스가 세상에 알려진 계기는뉴욕 MOMA에서 1941년에 열린 “organic design in home furnishings” 대회에서 동료였던 사리넨과 함께 수상을 한 것이다.





이 상의 특별한 점은  전시의 기회 뿐 아니라 제조사/리테일러와 연결시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할 기회를 주었다. 이 이벤트를 기점으로 임스의 스토리가 시작 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찰스 임스가 미래의 와이프인 레이와 같이 일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니깐.

이들이 선택한 소재는 “합판”이었다. 이전까지는 좋고 편한 의자를 만들려면 스프링 위에 충전재 그리고 천을 싸는 방식으로 비싸고 어렵게 만들어졌다.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디자인을 제공하는 것이 그들의 목적. 합판은 저렴하면서도, 가볍고, 튼튼하며, 원하는 형태로 구부리는 것이 가능했다. 임스와 사리넨은 인체공학적으로 성형된 합판의자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대량생산 가능한 솔루션이라고 믿었다. 이러한 생각은 당시 선배였던 핀란드 디자이너 알바 알토에게 영향받은 것. (재밌는 점은 알바 알토가 이 대회의 심사위원이었다는 것)





이들의 디자인은 그 가능성으로 상은 받았지만 실제로 대량생산 되지는 못했다. Heywood Wakefield라는 제조사와 연결되었지만 3차원으로 합판을 성형하는 기술이 이 시대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 이후 이들의 연구는 2차세계대전 덕분에(?) 멈추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사리넨과 임스도 각자 갈길을 가게 되고, 찰스와 레이는 고집스럽게 이 기술을 완성하려고 한다.

찰스와 레이는 LA에 신혼집을 차리고 그 아파트에서 여러 실험을 통해 "Kazam! Machine”을 만들었다.





우리도 이 기계가 어떤 방식인지 정확히 이해하기는 어려우나 얇은 나무 합판에 본드를 발라 석고몰드에 붙이고 기계 안에 고정시키면그 후에 풍선에 바람을 가득 넣어서 그 압력으로 모양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6시간 정도 마르면 바람을 빼고 짜잔! (영어로 Kazam!) 좌판이 나온다. 전기를 많이 먹어서 정전사태도 많이 겪었다는 썰. 전기가 더 필요해서 피뢰침에 전선을 연결했다는 썰. 등등 이들의 순수하고 무모해 보이는 도전이 느껴지는 일화가 많다. 이 기계를 통해 배운 지식과 경험을 통해 전쟁에서 사용될 응급구조용 부목 및 미공군의 비행기 파츠들을 만들었고







전쟁이 끝나는 1945년에 타임 매거진이 “세기의 의자”라 부른 LCW 의자를 완성하게 된다.





LCW 의자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임스부부는 아직 만족하지 못했다. “합판”으로는 3차원 성형의 한계를 느끼며 등판, 좌판을 나누었기 때문에. 인체공학적인 일체형 의자 쉘을 향한 꿈은 그들을 신소재인 fiberglass(성형유리섬유)로 향하게 했다. 성형유리섬유는 성형이 쉽고, 튼튼했으며, 기분좋은 질감이 있고, 무엇보다 그 당시 공장에서 대량생산하기 좋았다고 한다. 1948년 뉴욕 MOMA의 “low-cost furniture design” 공모전에서 업계최초로 성형유리섬유를 사용한 일체형 의자쉘이 세상에 나왔다. 같은 쉘을 공유하면서 다리 모양을 다르게 할 수 있는 유닛형 가구가 처음으로 나오기도 한 순간이다.





LCW 만큼 시대적 흐름을 만들어낸 fiberglass 의자도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암체어 쉘에서는 문제가 없었지만사이드체어 쉘에서 테두리 부분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약한 부분을 두껍게 만들어 보완을 해나갔지만 또 다른 솔루션을 찾아야만 했다. 아이디어는 철사로 만든 제품 (트레이, 바스켓, 쥐덫 등)에서 떠올랐다. 연결부위를 최소화하는 기존의 철학에서 정반대로 연결부위를 최대화하는 것. 그러면서도 이미 공장화된 사회에서 대량생산하고 있는 것. 철사(wire) 성형 기술은 이미 수년 째 거듭되어 충분히 완성된 상황이었고 의자 소재로서도 충분히 훌륭하다는 것을 여러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일반적인 물건에서 힌트를 얻어 역발상으로 디자인 문제를 해결하면서 또 다른 아이콘 적인 wire 체어를 만들어 냈다.



임스의 목적은 언제나 한결 같았다.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디자인을 제공하는 것” 그러기 위해 항상 도전적으로 소재들을 연구했고 그리고 아주 실제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낸 엄청난 디자이너다. 너무 serious하지 않게 마치 놀이처럼 도전하고 연구하는데 그 영향력은 참으로 serious하니 우리가 빠질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