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윤

2019/8/27




오늘 열변을 토하며 회의를 하고 있는데, 위아래를 다 검게 입은 멋진 청년이 사무실에 들어왔다. 준우를 만나려고 왔다고 한다. 이름은 우병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국의 아티스트이다. 어딘가 차분한 바이브가 흐르는 친구다. 눈은 선한데 알맹이가 있다. 난 좀 흥분하고 들썩거리는 바이브가 있는데이 친구 옆에 있으면 나도 모르게 조금 조용해진다. 사실은 병윤씨가 준우랑 무슨 이야기를 하러 왔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나랑 몇시간을 떠들다 갔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했다. 가장 주된 이야기는 The OFFICE 에 대한 이야기였다. 날짜를 정하지 않았지만 병윤씨와 이 공간에서 전시를 하자고 했다. 기획에 대해서도 말해보고 서로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병윤씨의 핵심 질문은  TUFF가 먼저 어떤 색깔을 보여주면 안되는가? 그 누구가 공간에 색을 칠하기 전에 TUFF가 가장 먼저 어떤 형태로 전시를 하면 안되는가?

난 전공도 파이낸스고 아티스트를 좋아하고 동경하지만 한번도 전시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다. 배경이 되고 후원자가 되고 그런 마음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물론 준우가 아티스트 성향이 강한 친구여서 같이하면 뭘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여태까지는 아트라는 단어는 너무 무겁고 기준이 높아서 범접하지 못했고 크리에이티브라는 단어로 우리의 끼와 에너지를 발산하고 표현한것 같다.

아티스트인 병윤씨가 이야기를 들어주겠다고 했다. 그냥 너무 심각하게 “아티스트”라고 생각하지 말고 TUFF 답게, 천진난만하게, 어린아이 같이 아이디어를 말하고 발전시켜보자고. 나도 모르게 아티스트 병걸린 것 처럼 이것저것을 다 말했다. 내 안에 두근두근 하는 마음이 보인다. 설레는 마음도 보인다.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대화했다. 집에와서 병윤씨에 대해서 생각이 들었다.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기 바쁜 세상인데 오히려 우리를 더 드러내주길 원하고 긴 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데 썼다는 것이 놀랍다. 좋은 친구가 생긴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