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우
2022/2/5여태까지 우리 팀원에 대해 이것저것 많이 썼지만 정작 가장 핵심인물인 브라더 이준우 (@woogosian) 에 대해서는 못썼던 것 같다. 이제 써보려한다.
터프스튜디오는 구선우와 이준우가 시작했다. 남양주창고에서 추운겨울에 그냥 맨몸과 열정으로 갈아넣어 살리고 살려서 여기까지 만들었다. 나, 구선우의 아버지가 모두 몰래 모아둔 인더스트리얼 의자들과 가구들이 몇년 째 빛도 못본채 숨어있었다. 다들 '좋다' '멋지다'고 했지만 정작 손을 댈 엄두가 나지 않는 그런 것이었다. 준우가 '형 이거 한번 제대로 우리 스타일로 만들어봐요' 라고 먼저 도전했고 그 후로 정말 몸을 아끼지 않고 얼은 땅을 부셔가면서 가구 농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스타일로 자립에 성공해냈다.
우리 둘이 했다고 하지만 아주 솔직하게 말했을 때 90%는 준우가 했다고 생각한다. MD 역할을 도맡아서 우리 창고의 재고를 단기, 중기, 장기적으로 브랜딩있게 개편해 갔고 가구복원 또한 어려운 프로젝트들을 하나도 피하지 않고 도전, 스튜디오라는 정체성도 갖게 되었다. 마케터로서 모든 사진을 찍고, 이벤트를 기획하고, 온오프라인에서 고객들과 소통하며 우리의 존재를 알렸다. 포장, 배달까지도 그의 리드로 큰 사고 없이 잘 마무리 되었고 새로운 직원을 뽑아 조직을 만들어가는 과정 또한 준우가 다 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정말 혼자 캐리한 느낌이다)
내가 한거라고는 그를 믿어준것, 그리고 같이 땀을 흘리고 으쌰으쌰하며 '부'의 역할에 충실했던 것이다. 유일하게 '주'를 맡은 부분은 블로그와 일러스트였는데 해보지 않았던 영역이라 도움이 되었는지 알 수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매출과는 크게 상관이 없어보인다. 하지만 매력발산이라고 생각한다.)
터프스튜디오가 벽에 부딪친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딘가가 막히고 답답했다. 제작 및 컨텐츠도 이것 저것을 시도해보고 고민도 오래 한것 같은데 답이 안나왔다. 나에게 크리에티브 라는 '주' 역할이 알게모르게 주어졌는데 이게 맞는 건지 긴가민가했다. 어느 순간 번뜩 내 머리 속에 생각이 떠올랐다.
'시즌 1을 끝내자'
시즌 1은 <터프스튜디오의 탄생, 남양주->한남->장충의 스토리, 그리고 우리 팀의 형성> 이었다. 어린 팀 처럼 러프하고 열정이 넘치고 좌충우돌하고 비효율적이고 격변의 시기를 겪었다. 그리고 각자가 자신이 누구인지 뭘 좋아하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시즌 1을 끝으로 나는 잠시 회사를 쉬기로 했다. 크리에이티브디렉터 자리에서 내려와서 내가 하는 일을 일단 zero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 팀이 완성되어가고 있는 과정에서 이게 가장 중요한 move라고 믿는다. 내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없어도 돌아가기 때문이다.
시즌 2는 캐리하고 있던 이준우에게 짐을 더 얹어주기로 했다. 90%가 아닌 100%로. 내가 그만 둔다고 하니 준우가 1주일 정도를 고민하더니 자신이 하고 싶은 샵에 대해서, 구체적인 꿈에 대해서 정리를 해왔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이런 사람이야 말로 크리에티브디렉터가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뭐지 이 미친 열정은. 다 해먹어라. 이준우라는 강력한 아이덴티티를 중심으로 터프를 새롭게 재구성하려고 한다.
이준우는 독립 (independence), 도전 (dare), 열정 (passion) 의 화신이다. 이 모든 정신과 에너지를 터프에 불어 넣어준 사람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현재이다. 그는 나에게 비주얼적인 '간지'보다 그냥 세상에 부딪쳐서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 '멋'이라고 알려주었다. 준우와 함께 하면서 스스로를 돕는 사람을 하늘도 돕는다 라는 걸 많이 경험하게 되었다. 스스로에게 떳떳하게 눈앞에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고 집중해서 길이 하나씩 열리는 게 바로 그의 연혁이다.
이런 에너지가 더 느껴지게 브랜딩을 바꾸고 블로그와 일러스트에서도 변화를 줄 것이다. 여태까지 더 관계적이고 감정적이고 로맨틱했다면 이제부터는 더 확고하고 직접적이고 '샵' 다워 질 것이다.
시즌2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