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색작업
2018/12/16빈티지가구는 보통 원래 그대로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것도 새것이 아닌 시간을 머금고 있는 모습 안에서의 복원을 의미한다. 빈티지가구의 가치는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시간만이 줄 수 있는 색감과 질감이다. 우리는 이 '오리지널보다 더 오리저널’ 함을 지키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번 작업은 복원 이상의 크리에이티브가 요구되었다. 보통 업사이클링이라 불리고 우리는 커스텀마이징이라고 하는 작업이다. 빈티지 등과 의자의 일부분에 도색을 하는 작업이다. 그 시간의 멋에 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것이 핵심.
롯데백화점 “여섯시오븐” 디자인의 표본을 만드시는 이성란 소장님의 의뢰다. 우리를 믿으시고 재밌는 의뢰를 맡기셨는데, 너무 감사했다. 도전. 더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가게 끔 이끌어 주시는 멘토이시다.
색을 칠하는 단순한 커스텀마이징 작업이지만, 색상, 색 두께, 칠 방식 등 디테일하게 실험해 보고 우리 눈에 좋은 것으로 선택했다. “재밌다” 라는 말을 나도 모르게 몇번을 뱉었는지 모르겠다.
아주 조심스럽게 종로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에 배달을 갔다. 엄청 사람들이 많아 분주하고 대기업의 냄새가 풀풀나는 리테일의 메카. 둘이서 빈티지의자를 가슴에 바짝 붙여 들고 대인파를 뚫고 지나 오픈 직전 베이커리에 내려놓는 이 행위 자체가 시적이었다. 우리같은 마이너 브랜드의 아이템이 대기업 빵집의 아이덴티티의 한 부분으로 선택되었다는 사실을 보며 이젠 한국이 정말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